칼 구스타프 융이 헤세를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폭풍이 이는 밤을 비추는 등대의 불빛 같은 나의 헤세!
그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바람이 살랑이는 여름 밤 정원에 있는 듯 하고 가을 날 모든 것을 포용하고픈 넉넉한 마음을 갖게 하고 삶을 사랑하며 인생에 대한 깊은 감사와 열정이 솟아 납니다. 헤세가 그 스스로를 정원사라고 부르며 평생을 정원 가꾸기에 바쳤던 까닭에 그의 시는 자연을 예찬하며 그 속에서의 인생 삶을 노래하고 있고 정원과 자연을 화폭에 담아 그의 시와 함께 그의 그림을 통해 독자들에게 쉼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GCC독서팀에서 읽은 '헤세를 읽고 쓰는 밤'은 시편들과 비례하게 여백의 장이 있어서 독자 스스로 헤세의 아름답고 감미로운 시들을 직접 쓸 수 있게 되어 있고 시집 구석 구석에 헤세의 정감어린 그림들이 걸려 있어서 그의 시와 그림을 함께 즐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글과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달콤한 꽃향기와 짙은 녹음의 향기가 풍기는 듯 한데 그것은 시가 그림과 함께 있어서 시각적 감각을 뛰어 넘어 육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효과 때문 일겁니다. 오직 예술만이 삶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고 믿었던 시인은 불안한 청춘과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는 시를 참 많이 썼습니다. 그의 소설 속에는 인생 철학이 담겨 있다면 그의 시 속에는 평안과 사랑, 열정이 숨어 있음을 봅니다.
내일에도 우리가 살아 있다면, 아, 하늘은 어떻게 밝아 올까요, 시원한 바람과 푸른 파도 소리가 얼마나 행복하게 우리들의 머리 위에 물결칠까요? 일상의 바쁜 삶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때 몸만 쉬는 것이 아니라 헤세의 시집을 펼쳐 들고 마음과 정신까지도 쉬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에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헤세의 시 한편을 올립니다
<오늘을 붙잡아라>
내일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워 하면 오늘과 현재를 잃게 되고 그것과 관련된 현실을 잃어버리게 된다 넉넉한 시간과 관심을 고스란히 오늘에 허락하라!
